그곳에서 신답 쪽으로 간 천동은 파괴된 달천철장 터를 돌아보았다. 달천철장은 울산과 경주의 산골짜기에 토철을 제련하는 수십 개의 쇠부리가마를 거느리고 상당량의 철을 생산했으며, 중국과 왜에까지 철을 공급했는데 지금은 잡초만 무성한 채 방치되어 있었다. 삼한의 소국 신라가 고구려나 백제와 대등한 국력을 가지게 된 것은 우시산국이 소유하고 있었던 달천철장을 석탈해가 빼앗았기 때문이었다. 용성국 출신의 석탈해는 달천철장을 소유하면서 얻게 된 막강한 힘으로 남해왕의 사위가 되고 신라
의병을 사칭한 도적패들이 있다고 하더니, 가지산 자락에서 정말로 그들과 마주친 것이었다. 그 사람들이 밉다는 생각보다 웬일인지 불쌍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마음을 다잡고 운문산을 벗어난 후 소산을 거쳐서 첫 목적지인 현풍에 도착하여 석문산성을 둘러보았다. 산성을 둘러보기 전에 그는 도랑에서 분장을 했던 얼굴을 말끔히 씻고 비록 누더기 옷이지만 옷매무새도 가다듬었다. 석문산성은 홍의장군의 성품답게 꼼꼼하고 견고하게 성곽이 수축되어 있었다. 천동은 다짜고짜 성문 앞에서 소란을 피웠다. “홍의장군을 뵙고 싶습니다
“한 열흘은 못 들어올 겁니다. 합천과 고성 일대를 다녀올 생각입니다. 동굴 밖으로는 오십 보 이상 나가지 마세요. 산짐승도 위험하고, 또 굶주린 유민들이라도 만나면 어찌될지 모르니 갑갑하더라도 멀리 나가지 말아요. 요즘 같은 전란 중에는 사람이 제일 무서워요.” 그에게서 동굴에 있는 한 안전하다는 얘기는 이미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가 며칠간 동굴집을 비운다고 하니 그녀는 갑자기 두려워졌다. 혼자서 미친년처럼 이리저리 떠돌며 살 때도 이렇게 두렵지 않았는데, 어느새 그녀는 동생 같은 그를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시
그동안은 정신없이 그럭저럭 버티며 살아왔지만, 여기서 잠시 지내고 보니 다른 곳에 가서 혼자 산다는 게 자신 없었다. 벌써 의타심이 생겨서인지, 천동이 동굴에서 나가라고 하면 절벽에 몸을 던져서 목숨을 끊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었다. 그런데 천동은 순순히 자신을 붙들어 주었다. 앞으로의 일은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억지로 잠을 청했으나 그녀는 끝내 잠들지 못했다.고기 굽는 냄새에 천동은 잠을 깼다. 국화가 늑대고기를 나무에 꿰어서 굽고 있다가 천동을 보며 아침 인사를 했다.“일어
조금은 지친 것 같은 모습으로 동굴로 들어서던 천동은 깨어서 맞이하는 국화를 보고 의아해했다. 내심 지금쯤은 그녀가 어디론가 떠났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지금의 그에게 그녀는 그저 혹과 같은 존재에 불과하지만 대놓고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천동은 말없이 빤히 국화를 쳐다보았다. 그의 그런 행동에 민망하여 얼굴이 다소 상기되었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의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늦었네? 잠도 안 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어.”“안 떠나고 남아 있었네요?”말을 해 놓고 천동은 아차 싶었다. 이 말을 하려고
인기기사
Generic placeholder image
[태화강]회계감독, 자본시장 신뢰의 시작점
2015년 61개국 중 60위, 2020년 63개국 중 46위, 그리고 2025년 69개국 중 60위.국제경영개발연구원이 발표한 대한민국의 회계투명성 순위이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표준감사시간제도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의 도입도 미봉책에 불과했으며, 회계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회복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가르치는 필자는 회계의 공공성과 신뢰를 다시 세우기 위한 구조적 변화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회계는 평가와 책임을 위한 도구이다. 숫자로
Generic placeholder image
“기후는 농민 책임 아니다”…당근재해보험 개악 철회 촉구
제주 구좌읍 농민들이 당근재해보험 제도 개편에 반발하며 “농민을 기후위기의 희생양으로 내몰고 있다”고 성토했다. 구좌읍농민회는 지난 25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보험제도 개악을 즉각 철회하고 가입 조건을 파종 직후로 되돌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구좌읍은 국내 최대 당근 주산지다. 매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당근 파종이 집중되는 시기로, 제주 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농민들은 극심한 생육 스트레스를 안고 씨를 뿌린다. 특히 당근은 발아율이 까다롭고 기후에 민감한 작물로, 파종 직후 충분
Generic placeholder image
6.27 대책 한 달…서울 아파트 거래량 75.5% 감소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 국면에 대응하고자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나는 동안 매수심리 위축 양상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Generic placeholder image
경기도, 11월 홍수·산사태 예측 기후위성 1호 발사 
경기도가 오는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경기기후위성 1호기’를 발사한다. 광학위성인 1호기는 지구 저궤도에서 3년간 운용되며, 경기도 전역의 기후·환경 데이터를 정밀하게 수집한다. 경기도는 1호기 발사를 앞두고 지난 16일과 24일 서울시에 있는 기후위성 제작 현장에서 도민 초청 견학 행사를 개최했다.초청 대상은 경기도와 기후도민총회에 참여한 도민이 함께 기후행동 실천 사례를 평가해 선정한 30명의 ‘평범한 기후영웅’ 도민이다. 견학 프로그램은 ▲경기기후위성 소
Generic placeholder image
“규제 문턱 낮춘다 ...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전국 67곳으로 대폭 확대
국토교통부는 드론 산업의 서비스 모델 상용화를 촉진하고, 기술 실증을 위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제3차 드론특별자유화구역을 지정했다.이번 제3차 지정을 통해 드론특별자유화구역은 전국 32개 지자체, 총 67개 구역으로 대폭 확대된다.드론특별자유화구역은 비행승인, 특별비행승인, 안전성 인증 등 드론 비행 규제 6종을 면제하거나 간소화는 제도로서, 지자체의 안전관리를 전제로 드론 비행을 허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은 실험실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환경에서 드론을 활용해 자유롭게 실증할 수
최신기사
Generic placeholder image
[윤신근 오수개]견분곡 & 오수개아저씨
2시간전
들판에 불이 났어요/ 바람 따라 빨갛게 퍼졌어요/ 주인님은 곤히 잠든 채 모르고 계셨어요/ 오수개 아저씨는 달렸어요/ 냇물로 첨벙, 퐁당!/ 몸을 적시고/ 다시 주인님 곁으로 척척!/ 퐁당 척척 퐁당 척척/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불길을 막았어요/ “안 돼요, 주인님은 살아야 해요!”/ 아무 말 안 했지만/ 그 마음, 뜨겁고도 깊었어요/ 오수개 아저씨는/ 작은 강아지가 아니에요/ 진돗개보다도 크고/ 누런빛 털을 가진/ 든든한 어른 개예요/ 지금은 무덤 속에 있지만/ 아이들은 말해요/ “우리도 오수개 아저씨처럼 누군가를 지킬 수 있으
Generic placeholder image
미국 고용 둔화에 금·채권 강세…암호화폐는 하락세
미국 7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22%로 하락했고, 금 가격은 1.5% 상승해 온스당 3400달러에 근접했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나스닥은 하락세를 보이며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1일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가 전했다.비트코인은 3% 이상 하락해 11만3800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더리움, 솔라나, 바이낸스코인, 도지코인은 6% 이상 급락했다. XRP는 상
Generic placeholder image
윤호중 행안부장관, 가평 수해복구 현장 방문 “가용 자원 총동원” 약속
2시간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가평군을 찾아 호우 피해 상황과 복구 현장을 긴급 점검했다. 윤 장관은 이날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에 위치한 캠...
Generic placeholder image
2025년 10호 태풍 바이루, 9호 태풍 크로사 정보 등오늘의 날씨 및 주말날씨,내일 밤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 비
8월 1일 오전 9시경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460km 부근 해상에서 제10호 태풍 바이루로 발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제 20호 열대저압부가 발생했다.20호
Generic placeholder image
오픈AI, 83억달러 투자 유치…기업가치 3000억달러 돌파
오픈AI가 83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000억달러를 돌파했다. 1일 IT매체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오픈AI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투자 라운드를 마감했다. 기존 투자자들은 배정 물량 축소에 불만을 표했으나, 오픈AI는 전략적 파트너 확대를 우선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 주도로 진행된 이번 라운드에는 블랙스톤, TPG, T.로우프라이스 등 새로운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드래고니어 인베스트먼트 그룹이 28억달러를 투자하며 최대 투자자로 나섰다. 오픈AI는 201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