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와 아파트 현관문을 다급히 연다. 부리나케 들어선 집, 순서대로 방마다 창을 열어젖힌다. 그리곤 확인한다. 달빛. 적막하니 고요한 이곳을 비추는, 나의 벗. 높고 푸른 달빛이 있는 이곳, 이곳은 비밀스러운 나의 아지트이다. 그리고 또 다른 벗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신혼살림을 장만할 그 즈음에, 나는 텔레비전의 ‘텔’자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오로지, 리스닝 장치만을 주장했다. 남편도 나와 같은 뜻이라, 집에 있는 시간이건 이동 시간이건 오로지 라디오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세상의 첫 뉴스도 새벽녘 라디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