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잿더미가 됐지만, 살아 있으니까 다시 시작해야죠.”6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마을.차분한 하늘과는 달리, 땅 위는 분주했다.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오가고, 사람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부서진 삶의 터전을 하나하나 복구하고 있었다. 지난 3월, 초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이곳은 여전히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한때 숲과 바다가 어우러졌던 블루로드는 검게 그을린 나무들과 불타버린 주택 잔해로 뒤덮여, 어느새 ‘블랙로드’가 되어 있었다. 바닷바람을 타고 여전히 탄내가 코끝을 찔렀다.마을 어귀, 불에 그을린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