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골짜기를 빠져나오면 산은 비어간다. 곡식을 거둔 들판에 남는 것은 흙과 그 냄새뿐이다. 그 적요의 틈새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난다. 늦가을의 꽃. 국화다. 봄의 들뜸과 여름의 소란이 물러난 자리에서 그 꽃은 홀로 핀다. 도연명이 사랑한 꽃이다.도연명은 다섯 말 쌀을 위해 허리를 굽히지 않았다. 녹봉을 내던지고 벼슬을 버렸다. 귀거래사 읊으며 낙향해 마당 쓸고 술을 부었다. 그는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세상은 그의 삶을 가난이라 불렀으나 그는 그것을 자유라 불렀다. 흙냄새와 술냄새 속에서 그는 국화를
한때 대학을 ‘상아탑’에 빗대 ‘우골탑’이라고 불렀다. 순수 학문을 지향하는 대학을 비유적으로 이른 말이 상아탑인데, 우골탑은 가난한 농가에서 소를 팔아 마련한 등록금으로 세운 건물을 뜻한다. 배움을 위해 가족이 희생을 감내했던 시절, 대학은 그만큼 무겁고 절박한 이름이었다. 오늘날의 대학은 그 소중한 등록금의 무게를 느낄까.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남의 돈이라면 아낌없이 쓰는 이들을 풍자하는 말인데, 최근 드러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호텔 회의 관행은 이 말이 얼마나 생생한 현실인지를 보여
바람난장이 교래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멈추었다. 하지만 비는 준비된 것처럼 잠시 쉬었다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속 바람난장이었다. 바람난장이 찾은 교래마을은 다리가 많아서 도리라고 불렀다. 화전민들이 평평한 땅을 개간하여 살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행정개편으로 교래리라 하였다. 중산간 지대이며 바농오름 ,어후오름, 궤펜이 오름, 거문 오름이 둘러싸고 분포하고 있다. 한라산에서 발원한 천미천이 흐른다.. 동쪽은 구좌읍 송당리, 서쪽은 제주시 봉개동, 남쪽은 표선면, 북쪽은 와산리와 각각 접하고 있다. 광활한 초지를 조성하여 제동목장
근무시간 중 음주 난동 등으로 논란을 빚은 판사들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1일 제주지방법원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실시한 가운데 증인으로 채택된 오창훈 제주지법 부장판사와 강란주 부장판사, 여경은 수원지법 평택지원 부장판사가 출석하지 않았다.앞서 법사위는 무리한 농민·노동자 법정구속, 근무시간 중 음주와 노래방 출입 소동, 변호사 대상 회식비 스폰 요구 의혹을 묻기 위해 오창훈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불렀다.나머지 2명의 부장판사는 근무시간에 음주를 하고 노래방에 갔다가 입실을 제지당하자
옛날에 벼루를 만드는 한 장인이 있었다. 그에겐 두 제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상이라 부르고 또 한사람은 석이라고 불렀다. 장인은 공방을 이어갈 마땅한 사람이 누굴까 고민 중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장인은 두 사람에게 벼루를 팔아오라고 하였다. 어찌보면 일종의 시험 같은 것이었지만 스승 자신도 답을 모르는 것 같았다. 곧바로 두 사람은 무거운 벼루를 등에 짊어지고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두 사람은 벼루를 팔아보려고 소리를 외쳐 보았지만 사람들은 못 본체 그 앞을 스쳐만 갔다. 두 사람은 차라리 그 곳을 떠나 동네방네 가가호호 이집
23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쟁점이 잇따라 도마에 올랐다. 조 위원장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문제와, 조 위원장 일가가 운영했던 학교법인 웅동학원의 사회 환원 불이행 문제가 각각 부산대와 경남도교육청 감사에서 여야 간 공방을 불렀다.부산대 국감에서는 최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최성해 전 총장 등을 고소한 사실과 맞물려, 조민 씨의 입학 취소 근거가 유지될 수 있는지를 놓고 질의가 집중됐다.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표창장 위조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
1개월전
그날 늦은 저녁을 먹고서 둘은 산 아래에 있는 계곡으로 갔다. 계곡물은 더위를 한 방에 날려줄 만큼 시원했다. 국화는 멱을 감기 위해서 천동에게 좀 떨어진 곳에 있으라고 했다. 천동은 누이를 골려줄 심산으로 아예 그녀가 안 보이는 곳에 숨어버렸다. 잠시 멱을 감던 국화는 산속에서 들리는 이상한 짐승 소리에 두려워서 동생을 찾았다. 갈가지가 내는 소리 같기도 하고, 살쾡이가 내는 소리 같기도 한 짐승의 소리가 계속 들리자, 그녀는 천동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천동은 기척도 없었고 어디에 있는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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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 “인천 10대 건설사, 5년간 산재 1661건·사망 23명···최근 3년간 3배 폭증”
인천 지역 건설 현장에서 10개 대기업 건설사의 최근 5년간 산업재해가 1,661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2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10개사는 연평균 330건 이상의 산재가 발생했지만, 실질적인 안전대책 개선 없이 매년 유사한 수준의 사고를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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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고 총동창회 ‘2025 한마음 체육대회’
현대고등학교 총동창회는 26일 울산 동구 서부동 모교 운동장에서 동문 및 가족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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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화학물질의 위험성 인식 계기” 군산 화학 안전 주간 행사
전북자치도 군산시가 관계기관들과 입주기업들과 함께 안전한 군산 만들기에 적극 행정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군산시는 기업의 화학 안전에 대한 인식개선과 화학 사고로부터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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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인상으로 결정되는 우리의 미래 - 변화의 파도 속에서, 나의 마지막 인상을 지켜내는 법
요즘은 미래를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러운 시대이다. 무엇을 예측해도 금세 달라지고, 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낡은 이야기가 되곤 한다. 변화의 파고속에서 기업은 한해 결산 마무리 및 성과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고, 청년들은 취업의 문을 두드리며 면접 등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성과가 곧 생존을 결정하고, 비교가 곧 평가가 되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이다.면접 시 아무리 미소를 짓고 준비된 답변을 잘 해도 마지막에 “별도 질문이 없습니다.” 라는 말 보다는 “부족하지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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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글로벌 경제 리뷰] AI 거품과 미국 경제의 성장
금융 시장에서 ‘거품’이란 단어를 내뱉는 것은 관객들이 꽉 찬 영화관에서 ‘불이야!’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은 행위로 간주되곤 한다. 이 때문에 거품이란 단어는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싶은 이른바 ‘관심 종자’나 ‘고지식한 비관론자’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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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2025 독도어울림 “토크콘서트” 행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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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은 포항MBC와 광복 80주년을 맞아 오는 11월 2일 오후 6시 울릉군 한마음회관 대공연장에서 2025 독도어울림 “토크콘서트” 행사를 개최한다.이번 행사는 「광복 80주년, 독도 수호의 역사와 미래」의 주제로 울릉도와 독도의 숨겨진 역사를 조명하고, 독도 주권 의식 고취와 독도 수호 의지 강화를 위해 마련된다.토크콘서트에는 한국사 대표 강사 역사학자 최태성 커뮤니케이터가 초청되어 강연을 진행한다. 이후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 및 자유토론을 통해 독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다지는 시간도 마련된다.이번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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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을 밝히는 ‘야밤득템 페스티벌’ ‘행복드림축제’ 열리는 신정상가시장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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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는 지역의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정상가시장에서 열정의 가을밤을 만들어줄 ‘야밤득템 페스티벌’과 떡 본김에 잔치를 주제로 한 ‘제11회 행복드림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행사는 문화관광형 육성사업 일환으로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살린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기획됐다.‘야밤득템 페스티벌’은 10월 31일부터 11월 8일,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최되며 ▲세계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야밤득템 먹거리존 ▲ 태화루와 연계한 막걸리 팝업 스토어 ▲ 데몬헌터스 체험 포토존 ▲ 전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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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부진 씻어낼까…11월 급등 조짐 보이는 알트코인 3종
10월 많은 알트코인이 부진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시장 심리가 개선되면서 상승 가능성이 있는 알트코인에 주목하고 있다. 29일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유동성 증가로 암호화폐 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11월 급등 가능성이 높은 알트코인 3가지를 소개했다.체인링크는 11월 가장 강력한 상승 신호를 보내는 알트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분산형 오라클 네트워크 체인링크는 10월에 15%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지만, 구조적 측면과 고래 활동은 상승 기류를 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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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한신 꺾고 5년 만에 '일본시리즈' 정상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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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한신 타이거스를 꺾고 5년 만에 일본프로야구 정상에 복귀했다.소프트뱅크는 30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5차전에서 한신을 연장 11회 접전 끝에 3-2로 눌렀다.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완성하며 통산 12번째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소프트뱅크의 우승은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지난해 요코하마 DeNA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1년 만에 완전히 씻어냈다.반면 2023년 챔피언 한신은 2년 만의 일본시리즈 무대에서 전력 차를 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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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도전이 경남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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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는 30일 인제대학교 인당관에서 개최된 ‘경남의 꿈, 청년과 함께 하는 소통’에서 인제대 학생 200여 명과 소통하며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했다.이번 행사는 지난해 경상국립대, 경남대, 국립창원대에 이어 인제대 초청으로 마련된 자리로, 경남 청년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대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다 청년 친화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기획됐다.콘서트는 △인제대 학생 공연, △‘경남에서 정주하는 학생의 꿈’ 발표, △‘도지사가 제시하는 희망찬 경남’ 현장 토크 순으로 진행됐다.박완수 도지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