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장에 갔더니, 누군가 엄청나게 많은 책을 내놓았다. 유아용만 있다면 쉽게 돌아서련만 청소년이나 어른이 볼만한 수준의 책까지 상당량 있어 자석에 끌리듯 눈길이 간다. 쉽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멀찍이서 멈추어 저항해보지만 바로 항복이다. 이내 다가가 여러 묶음 중 하나를 풀었다. 판형이 상당히 큰 예술 전집이다. 열 권 다 가져가고 싶지만 그건 너무 욕심인 것 같아, 그럼 고흐의 작품집 하나만 가져갈까?5년 전 이 집으로 이사 올 때 책도 옷도 화분도 아주 홀가분하게 정리했었다. 앞으로 쓸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잠시 망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