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몇 줄금 지나간 어스름 옥수수 몇 개 땄지요 흘러내리는 자주와 갈빛 섞인 수염, 아무렇게나 겹겹 두른 거친 옷들 한 겹 두 겹 벗기다 그만 그의 연한 병아리 빛 속 털 보고 만 것인데 무게조차도 없이 그저 지그시, 알알 감싸고 있는 한없이 보드라운 속내 만지고 만 것인데요, 진안 동향면 지나다 왜가리숲 아주 오랫동안 바라본 적 있어요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는 왜가리들, 꼼짝 않고 있는 새들은 모두 알을 품고 있었죠 폭우가 쏟아져도 한 자리에서 지그시, 입과 날개 거두고 지그시, 소중한 것 깊이 품어본 자들은 알죠 왜 한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