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화시린 겨울 모둠발로 천리 만행卍行 돌아와서유채밭 가장자리 펼쳐놓은 낡은 경전긴 문장 행간을 따라 밑줄을 치고 있다꽃샘바람 훼방 따윈 곁눈질로 버티면서강파른 몸 곧추세워 필사하는 억센 붓질마지막 남은 구절은 빈 가슴에 재운다흔들리는 것이라고 뿌리조차 흔들릴까하늘을 우러르며 지켜온 반 평 정토다 해진 장삼을 벗고 초서체로 앉는다 제1회 《백수문학상 신인상》2016년 《시조21》 등단시조집 『허공에 기대다』, 『금강 억새』「이목시조」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