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주방의 찬장에는 꽤 많은 양념병이 있었다. 당시에는 일반 소주병을 소독한 기름병도 많이 사용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은 항상 그 자리를 차지하지만, 참기름의 쓰임새가 훨씬 많았다. 참기름은 귀한 영양식품이었다. 음식을 만들 때 마지막 한두방울 넣고 병주둥이에 흐르는 한 방울도 아껴서 썼다. 지금과 달리 일반 판매점에서 참기름을 사는 경우는 드물었다. 오뚜기 참기름이 1983년에 나왔지만, 당시 대부분은 기름집에서 직접 짜는 걸 선호했던 것 같다. 동네 시장에는 대부분 방앗간이 있었다. 고소한 향이 가게 근처부터 풍겨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