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배낭을 메고 온몸으로 길을 내며 걷는 여행자에게 무더위는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바르샤바와 부다페스트의 30도 초·중반 대의 기온도 감당하기 쉽지 않았는데 이 날 베오그라드의 기온은 섭씨 39도였다. 7월 평균 기온이 30도인 이 도시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고온이었다. 마치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속 시계처럼 거리의 풍경이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것만 같았
이스탄불은 기원전 7세기에 그리스인들이 도시를 세우며 비잔티움이라 불렀고, 서기 330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수도로 삼으면서 콘스탄티노플로 개칭했다. 이후 1453년 오스만 제국이 정복한 뒤 점차 이스탄불로 불리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로마 제국과 동로마 제국, 오스만 제국의 수도로서 각각의 시대와 지배자에 따라 독특한 문화
탁심 광장 한쪽 모퉁이에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케밥 냄새, 차량 소음, 뜨거운 햇빛이 뒤섞이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스탄불이라는 도시에 대해 생각했다. 이스탄불은 케밥처럼 다채롭고, 케밥처럼 겹겹이 쌓인 문화가 독특한 향을 발산하는 곳이다. 동서양의 교차로라는 표현처럼 이스탄불은 모든 것, 심지어 질서와 무질서까지 뒤섞어 놓은 듯한 도시다. 이스탄불에서 질
칼레메그단 요새는 거대한 공원의 품안에 안겨 있었다. 두나브강과 사바강 두 개의 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베오그라드를 내려다보며 2천년 가까이 굳건하게 서있다.베오그라드의 중심부에 위치한 칼레메그단 요새는 세르비아 역사와 문화의 중심 공간이기도 하다. 이 요새는 두물머리에 위치한 지정학적 특성 덕분에 전략적 가치가 컸고, 그래서 침략과 전쟁의 주요 무대가 되어 왔다. 오죽하면 이 요새의 이름 칼레메그단은 튀르키에어로 '전쟁터 요새'라는 뜻이다. 2세기경 로마 제국 시기부터 군사적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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