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따로 마련한 공부방에 들어서니 찬 기운이 엄습한다. 전기장판 스위치를 올리면 바닥이야 금방 따뜻해지지만, 밤새 냉골이었던 방 공기까지 데우려면 시간이 제법 걸린다. 이것저것 이리저리 정돈하고 앉은뱅이책상 앞에 앉는다.아랫도리가 서늘하다. 올겨울 처음 입고 다니는 누빈 바지도 웃풍이 센 한옥에서는 별 소용이 없다. 곁에 있는 담요를 끌어당겨 덮는다. 인정하기 싫지만, 나도 무릎 담요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다.무릎이 따뜻해질라치면, 조금 전까지 아무렇지도 않던 두 발이 시려 온다. 무릎과 발이 같은 온도일 때는 괜찮았다가 상대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