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스치듯 지나가면 태화강 삼호대숲의 하늘 위로 까마귀 떼가 검은 구름처럼 몰려든다. 낮 동안 먹이활동을 마친 철새들이 해가 기울 무렵 한두 마리씩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내 수천 마리가 한꺼번에 날아올라 거대한 군무를 펼친다. 마을 전체가 날갯짓 소리로 진동하고, 노을 진 하늘은 생명의 파동으로 가득 찬다. 이 장관 앞에서 사람들은 저절로 걸음을 멈춘다.그 철새의 마을, 울산 남구 삼호동 중심에 2021년 11월 철새마을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삼호동 와와커뮤니티하우스 3층, 64평 남짓한 공간은 크지 않지만 주민의 일상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