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늦은 저녁, 순찰차 창문 너머로 보이던 다사읍의 평온한 풍경이 순식간에 긴장으로 바뀌었다. 주택가 골목 안쪽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는 단순한 저녁 연기가 아니었다. 위험을 직감한 나는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불길에 휩싸인 2층 주택, 매캐한 연기와 주민들의 외침 속에서 “아직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시야를 가리는 연기를 헤치며 안으로 들어갔을 때, 거동이 불편한 70대 어르신이 고립돼 있었다. 부축해 밖으로 모시고 나왔을 때, 그분이 들이마신 연기보다 내 가슴이 더 뜨겁게 타올랐다. 그날 화재는 진압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