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들어서자, 찬바람이 나를 맞는다. 이곳은 십여 년 전 남편이 만든 작은 쉼터다.친구들이 찾아와 쉴 수 있는 사랑방이었다. 몇 년간 이곳은 화기애애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음식을 해 먹으며 정을 쌓아가는 그들이 보기 좋아 나는 가끔 김치, 된장, 고추장 등을 냉장고에 넣어주기도 했다.그러던 중 남편의 건강이 나빠지고 친구들의 발걸음도 뜸해졌다. 백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먼 길을 떠났고, 쉼터에는 먼지만 쌓여갔다. 더는 쉼터가 아니라 빈터가 되어버렸다.한 사람의 부재로 인해 나는 우주의 미아가 되어 서 있는 날이 많았